도대체 여자들은 왜 꾸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까?(진화 심리학)

욕망의 진화라는 진화 심리학 책에서는 여자와 남자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말이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왜 여자들은 꾸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까요?

여기 대학생 남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의 특별한 날입니다. 옆 대학에 다니는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주었기 때문입니다. 상대 여성분은 엄청나게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사람입니다. 트와이스의 미나를 닮았다고 하더군요. 만나기 전날부터 콩닥콩닥 기대가 돼서 잠을 한숨도 못 잤습니다.

어-푸 어-푸 세수를 하고 난 그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조각 같이 멋진 외모가 물을 머금어 화장실 조명 아래에서 반짝입니다. 오늘은 그의 최대의 리즈 갱신의 날입니다. 자신이 봐도 너무 나도 멋진 그입니다.

멋들어지게 거품을 내어 수염에 발라봅니다. 산타 흉내를 내봅니다. 오늘의 선물은 저입니다. 미나 씨. 속이 간질해지는 것을 느끼며 수염을 멋들어지게 깎아봅니다. (씻기 = 10분 소요)

스킨과 로션을 바릅니다. 그리고 옷을 골라보려고 합니다. 사실 소개팅을 위해 입을 만한 옷은 딱 한 벌입니다. 어제 저녁에 빨래를 하고 잘 다려 놓았던 옷을 입어 봅니다.  옷에서 좋은 섬유유연제 냄새가 납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더 멋집니다.(5분 소요)

옷과 어울릴 만한 신발을 골라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애지중지하게 여겨 잘 안 신고 다닌 비싼 신발은 역시나 한 켤레입니다. 평소에는 더러워질까 봐 신지도 못하던 것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신는 운동화입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로 소개팅 장소로 향하는 그였습니다.

~ 여성의 경우 ~

"아아악!!" 악 소리를 내며 급하게 일어난 그녀가 시계를 보니 소개팅 시간까지 겨우 1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제 분명히 일찍 잔다고 했는데 그놈의 넷플릭스가 문제였습니다. 새벽 6시에 자버려 겨우 5시간 밖에 못 잔 그녀의 얼굴에는 다크서클이 내려앉았습니다. 최악의 컨디션입니다.

샤워를 하는 그녀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찰랑이는 검은 머리카락을 자랑하는 그녀답게 길고 숱이 많은 머리카락은 원체 물이 잘 먹지가 않습니다. 한참이나 샤워기를 들고 있던 그녀가 샴푸를 끝내고 트리트먼트를 바르려던 그때 시계를 보니 10분이 지나있습니다. 정말 망했습니다.

정말 물먹은 미역처럼 무거운 머리가 마르는 데는 한참이 또 소요됩니다. 30분 만에 샤워를 끝낸 그녀가 화장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소개팅 콘셉트이기에 풀 메이크업을 준비합니다. 스킨로션 에센스 기초화장을 끝내고 선크림 비비 파운데이션 하이라이터 음영까지 바르고 파우더로 마무리합니다. 아직 색조화장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글을 쓰는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시간까지 겨우 10분이 남았다는 사실은 알아채지 못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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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는 이렇게 꾸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까요? 반대로 그는 왜 이렇게 대충 꾸미는 것 같죠? 그리고 그렇게 그까짓 거 대충 해도 자신감은 넘치는 것일까요?

진화심리학적 설명에 의하면 여성과 남성의 행동 패턴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   꾸미는 여성  ~

여성은 꾸미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잘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진화적으로 봤을 때 꾸미기 좋아하고 잘하는 여성이 그렇지 못한 여성보다 더 성선택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남성이 여성을 성선택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그 이유는 자신의 아이를 잘 낳아 줄 수 있는 건강함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잘 낳을 수 없을뿐더러 낳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체의 최우선 과제인 번식을 실패하는 경우가 되겠지요. 그런 남성의 유전자는 후손인 우리에게 까지 전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건강한 여성을 선택했던 남성들의 후예이며 후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몸에도 그런 선호가 내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남성은 여성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할지를 보고 여성을 선택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요? 바로 젊음과 아름다움입니다.

젊은 여성일수록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였으며 얼굴이 대칭이며 혈색이 좋은 사람이라면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여성이 선호되어 온 것입니다.

이 남성 선호가 여성이 꾸미는 사람이 되도록 무언의 압박을 넣은 것입니다. 꾸미지 않고 더럽고 건강하지 못한 여성은 남성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며 자손을 잉태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남아서 후손의 후손까지 유전자를 전하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더 꾸미고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근간은 여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번식하여 후손을 낳지 못한 인간은 도태가 되어 사라졌고 지금 모든 인간은 그렇지 않았던 꾸몄던 인간의 후손입니다.

그렇다면 왜 남성은 여성보다 덜 꾸밀까요?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여성의 선호 때문입니다. 여성은 남성을 볼 때 외모보다 권력과 명예와 재산에 좀 더 치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외모를 가꿨던 남성보다 성공하여 권력과 재산을 가진 남성이 더 성선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남성은 하렘을 이루며 많은 여성에게 자손을 보았습니다. 그런 사람의 후손이 우리입니다.

남성은 쉽게 자신감을 얻어 좀 더 승승장구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도록 진화했으며 여성의 사소한 관심에도 나를 좋아하는 건가?라는 의심을 갖게끔 설계되었습니다. 그렇지 못한 남성보다 그랬던 남성이 더 성선택을 받기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진화심리학이 재밌으셨나요? 소설까지 쓰느라 엄청나게 힘들었던 포스팅이었지만 여러분이 진화심리학에 좀 더 흥미를 가지고 재미를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에 작성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댓글에 저는 행복함을 느낀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재미나고 유익한 심리학으로 돌아오겠습니다.